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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마석 모란공원에 다녀왔다 (2022년 10월 4일)

by 발간연어 2025.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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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4일, 다른 곳에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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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다녀오는 길에 잠시 들렀다.
8년..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하아......


석달 전쯤 어느날 밤에 꿈을 꾸었다. 10살이 채 안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가 내 옆에서 나를 보며 방긋방긋 웃었다. 그 아이를 내려다보니, 이목구비가 영락없이 박은지다. 어린 은지누나가 나를 보고 웃고있었다. 아아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녀도 아무 말없이 계속 웃으며 내 곁에 또르르 또르르 왔다갔다 하며 머물다 이내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잠에서 깼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만간 그녀를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특유의 발걸음이 생각난다. 20여년 전 학관 복도에서 "OO아"라고 부르며 걸어오던 장면이 사진처럼 생생하다. 처음 만났던 날도 생각난다. 2001년 12월일 것이다.아주 짧은 인사 후, 아주 가까이서 동고동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참 좋은 선배였다. 집짱과 정사. 그 어떤 나의 자질구레한 요청사항도 시원시원하게 수용하고 처리해주었다. 잡동사니 고민도 나눌 수 있는 선배였다. 한편으론 나는 그녀에게 항상 짐만 던져주던 나쁜 후배는 아니었는지.


2013년인가, 오랜만에 우연히 마주쳤다. 서울역 역사 안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급하게 점심을 해결하던 중 통유리 밖에서 누군가 나를 보고 환히 웃으면 손을 흔들었다.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은지누나였다. 당 부대표 선거 때문에 지역에 내려가는 길이라 했다. 함께 자리에 앉아서 잠시 근황토크를 이어갔다. 나는 오후 현장방문 일정 때문에, 그녀는 기차 시간 때문에 우리 둘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서울역을 빠져나오며 홀로 기차를 타고 선거유세하러 가는 그녀가 안쓰럽다고 생각한 게 마지막이었다.


마석 모란공원에 도착하자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비석 앞에 서서 꿈에서 만난 어린 소녀 박은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40년 후에도 서른 중반의 모습일 은지누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그래, 가끔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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